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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자도는 제주도에 속한 부속 섬 중 하나로 리아스식 해안으로 이루어진 400여 개의 섬으로 이루어진 군도다. 바다낚시를 즐기는 전문 낚시꾼들 외에는 어디에 있는 섬인지 모를 만큼 잘 알려지지 않은 섬이기도 하다. '상추자'와 '하추자' 그리고 '추포도'와 '횡간도' 이렇게 4개의 유인도와 38개의 무인도로 이루어져 있다. 1271년까지는 후풍도라 불렀으며 조선 태조 5년 섬에 추자나무 숲이 무성하여 추자도라 불리게 되었다는 설이 있다. 1896년 전라남도 완도군에 편입되었다가 1914년에 제주도로 편입된 후 2006년 7월 1일 '제주특별자치도제'가 실시로 제주시 추자면으로 승격되었다. 전체 면적은 7.05 k㎡로 현재 6개 리에 약 2,300여 명의 주민이 살고 있다. 원래 추자도는 ‘바다낚시의 천국’으로 다금바리를 제외한 모든 어종이 풍부한 지역이며, 일본까지 소문난 바다 낚시터로 봄, 가을에는 참돔, 돌돔, 여름에는 농어, 돌돔, 겨울에는 주로 감성돔과 학꽁치 등이 잘 잡혀 사계절 내내 수많은 낚시인이 찾는 곳이다. 제주도에 올레길이 만들어지고 트래킹이 유행하면서 추자도에 올레 18-1코스가 만들어졌는데, 이를 계기로 트레킹을 즐기는 올레꾼과 등산객 등 추자도를 찾는 여행객이 늘어나고 있다.
오감으로 전해지는 추자도의 자연풍경
제주도에 있는 작은 다도해 추자도는 독특한 모양의 여러 섬과 아름다운 해안 절경을 자랑한다. 추자도의 아름다움을 대표하는 '추자 10경'이 있기는 하지만 그 열 가지 풍경을 하나하나 찾지 않더라도 약 18km에 이르는 올레길을 걸으며 만나는 풍경과 이른 아침 바다로 나가서 맞이하는 일출 그리고 저물녘의 아름다운 노을은 추자도를 느끼기에 충분하다. 하지만 기왕에 추자도를 찾았다면 반드시 가보고 직접 느껴야 하는 추천 명소가 있다. 바로 상추자도 영흥리 산 중턱에 위치한 등대홍보관이다. 450여 개의 나무 계단을 올라야 하지만 홍보관 옥상전망대에 도착하면 추자군도 전체는 물론 한라산과 남해안, 보길도, 청산도 등 그림 같이 펼쳐지는 풍경에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 이곳은 제주도에서 유일하게 한라산과 다도해를 함께 볼 수 있는 장소다. 바로 아래 가까이 보이는 추자항과 오렌지색 지붕이 이어진 어촌마을의 풍경도 소박하지만 너무 아름답다. 등대홍보관을 내려와 상추자와 하추자를 잇는 연도교를 지나면 왼쪽에 오지박 전망대가 나타난다. 이곳은 아주 오래전 최영 장군이 풍랑을 피해 머물면서 범선 제작과 땔감으로 사용하기 위해 큰 나무들을 모두 베어냈다고 알려진 곳이다. 이 말이 사실인지는 모르겠지만 아직도 이곳에는 나무 그늘이 없다. 다만 해송이 빼곡히 자라 있어 전망대로 오르는 길에는 솔바람이 더위를 식혀준다. 말이 전망대지 이곳에는 벤치 몇 개와 망원경 하나가 전부다. 초라한 전망대지만 이곳에서 바라보는 풍경도 홍보관 옥상전망대 못지않다. 수령섬과 노린여, 추포도, 횡간도, 미역섬, 흑검도, 구멍섬 외에 멀리 다도해의 보길도까지 거대한 풍경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져 있다. 이른 새벽 낚시꾼들이 출조하는 배를 얻어 타고 바다로 나가면 육지에서는 절대 볼 수 없는 새벽 바다와 일출을 볼 수 있다. 기회를 얻기가 쉽지 않지만 운 좋게 배를 얻어 탈 수 있다면 경이로운 새벽 바다를 만나는 횡재를 할 수도 있다.
참굴비의 원조 추자도 참굴비
추자도 바다는 국내 참조기 생산량의 30% 이상을 잡아들이는 거대 어장이다. 하지만 추자도는 조기를 잡기만 했지 가공하거나 상품화하지 못했다. 조기를 가공하고 상품화한 한 곳은 전남 영광이었다. 예부터 영광 굴비는 값비싼 고급 식재료로 알려졌지만 조기를 굴비로 만드는 기술은 영광 사람들만의 자산이었다. 때문에 추자도에서는 힘들게 조기를 잡아 헐값으로 영광 사람들에게 넘길 뿐이었다. 결국 돈을 만들 수가 없었던 것이다. 하지만 지난 2005년부터 전국의 유명 굴비 특산 지를 찾아다니며 쉬쉬하던 굴비 가공기술을 익히기 시작했다. 그리고 추자 바다의 청정한 해풍이 그 어느 곳보다 굴비를 만들기에 좋은 기후조건이라는 것도 알게 되었다. 그리고 마침내 지난 2007년부터 본격적인 판매를 시작했고, 이듬해인 2008년에 ‘추자도 참굴비’라는 상표를 만들었다. 이후 해마다 6월이면 “추자도 참굴비 대축제”를 열어 추자도 참굴비를 홍보하고 있다. 추자도 참굴비는 직접 잡은 조기를 선별해서 1년 이상 간수가 빠진 천일염을 전통기법인 엮거리로 가공한다. 이후 깨끗한 식수와 염수를 번갈아 사용해 2~3회 씻어낸 다음 신선한 해풍에 자연 건조해 완성된다. 이렇게 만들어진 추자도 참굴비는 짜지 않고 담백한 맛과 영양이 풍부해 건강 밥상의 식단에 자주 오르내리는 음식 되었다. 물살이 빠르고 수심이 깊지 않은 추자도 해역은 한류와 난류가 교차하는 지역으로 고급어종인 삼치와 돌돔, 농어는 물론 최근에는 참치까지 키워낼 수 있는 황금어장이다. 특히 추자도 멸치잡이를 통해 직접 잡아 만드는 추자도 멸치젓은 전국 최고라는 평을 받는다.
추자도 삼치회와 제일식당
삼치회는 주로 전남 남해안과 제주도에서 먹을 수 있다. 제주도에서도 특히 추자도에 가거나 추자도 출신 사장님이 운영하는 식당에 가야 맛볼 수 있는 특별한 음식이다. 삼치는 살이 너무 연해서 상당히 두껍게 회를 썬다. 그렇게 두텁게 썰어도 입안에 들어가면 그냥 녹아내리듯 사라지는 것이 삼치회의 특징이다. 쫄깃한 식감을 좋아하는 미식가들에게는 어쩌면 호불호가 갈릴 수 있지만, 지방질과 살코기의 담백함이 절묘하게 섞인 삼치 특유의 맛 때문에 식감을 선호하지 않아도 삼치회를 즐기는 사람이 꽤 많다. 특히 추자도에서는 삼치회를 위해 특별한 소스를 만들어 먹는데, 삼치를 이 소스에 찍어 마른 김과 함께 먹는다. 이 특별한 맛에 반한 사람들은 삼치 철이 삼치회를 먹기 위해 추자도로 몰려든다. 추자항에서 3분 거리에 있는 제일식당은 추자도 내에서 첫 손에 꼽는 횟집이다. 특히 늦가을부터 이듬해 봄까지가 제철인 삼치회는 이곳 제일식당에서 먹어야 제맛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다. 로마에 왔으면 로마법을 따라야 하듯 이곳의 삼치회를 먹기 위해서는 추자도식으로 먹어야 제맛이다. 양념하지 않는 맨 김에 밥을 조금 얹고 그 위에 제일식당만의 비법 소스에 살짝 찍은 삼치를 얹어 먹는 것이다. 여기에 갓김치나 파김치를 올려 먹으면 이것도 금상첨화다. 제일식당의 삼치회 소스도 추자도식 삼치회 소스 중 하나지만 이곳만의 특별한 비법이 따로 있다고 한다. 간장과 설탕, 조청과 참깨 그리고 다진 마늘과 실파를 넣어 만든 것인데, 그냥 맨밥을 찍어 먹어도 될 만큼 맛이 좋다. 봄의 막바지 4월이 끝물인 삼치는 입안에서 살살 녹는 아이스크림 같은 미각으로 회를 처음 먹는 사람도 쉽게 적응할 수 있는 뛰어난 어종이다. 제일식당에서 삼치회와 함께 홍해삼과 소라 등 다양한 추자도의 해산물들을 즐기고 나면 짭조름하면서도 담백한 삼치머리 구이가 나온다. 이 머리구이는 밥과 함께 먹어도 되지만, 그냥 술안주 삼아 먹기도 충분하다. 마지막에는 맑은 지리가 나오는데, 일반 횟집의 지리와 달리 육수가 걸쭉하다. 마치 일부러 밀가루를 풀어놓은 것 같은 느낌이지마, 맛은 어느 식당의 지리에도 뒤지지 않을 만큼 정말 맛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