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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레킹(Trekking)은 그저 걷기만 하거나 무작정 산을 오르는 것에 목적을 두지 않는다. 걸으며 사색하고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갖는 것이 어쩌면 진정한 트레킹의 의미이자 목적일 것이다. 건강을 위해서건 혹은 아름다운 자연 풍광을 보기 위해서건 간에 트레킹은 산을 오른다는 의미에서 하이킹과 구별되는데, 기왕에 트레킹을 나섰다면 편안한 등산로를 걷는 것보다는 적당히 거친 오프로드를 걷는 것이 트레킹의 재미를 더한다. 우리나라에도 트레킹을 위한 좋은 코스가 수없이 많지만, 이번에는 잘 알려지지 않은 중국의 태화산(황화계) 트레킹 코스를 소개하고자 한다.

    황하계 관광구의 태화산 정상 부근 트레킹 코스_Photo by Kim Sunghwan(Artageo)
    황하계 관광구의 태화산 정상 부근 트레킹 코스_Photo by Kim Sunghwan(Artageo)

    순수한 자연과 중국 종교 문화를 만나는 곳, 태화산 풍경구

    태화산 풍경구는 중국 청주(靑州)시 서남쪽에 태화산으로 둘러싸인 관광지구로 '천연곡 관광구' '황화계 관광구' 그리고 '태화국제반점 휴양구' 이렇게 총 3개 구역으로 이루어진 곳이다. 이곳은 현재 개발 중인 관광 지역으로 아직은 사람들에게 많이 알려지지 않아 깨끗한 자연환경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그 중 황화계 관광구는 협곡 사이로 흐르는 계곡과 10여 개의 웅장한 폭포 사이로 만들어진 관광코스를 인공으로 조성된 계단과 데크를 통해 걷게 되는데, 오늘 소개하는 트레킹 코스는 일반 관광코스의 반환점부터 시작하는 오프로드로 해발 880m의 웅장한 태화산 정상을 돌아 내려오는 길이다수많은 산봉우리와 온전한 자연으로 둘러싸인 이곳의 협곡 사이 계곡을 지나고 시원한 폭포를 거치며 힘겹게 정상에 오르면 발아래로 보이는 수많은 산봉우리와 사방이 탁 트인 거대한 주변 경관을 볼 수 있는데, 이때 느끼는 희열은 정상에 오른 사람만 느낄 수 있는 특별함으로 남는다황하계 풍경구가 웅장하고 거대한 트레킹의 추억을 남긴다면 태화산 풍경구의 천연곡 관광구는 중국 종교 문화를 여실히 느낄 수 있는 관광 지역으로 기억될 것이다천연곡 관광구는 종교 문화를 주제로 삼은 관광 지역이다. 다양한 종교가 모여 있다 보니 이곳의 중심 사상은 조화를 뜻하는 ()’를 메인 키워드로 정하고 있다이곳에는 계곡을 따라 유교, 불교, 도교의 여러 사찰과 사원이 곳곳에 자리하고 있는데, 특히 이들 세 종교의 성지들이 천연곡 관광구에 모여 있기 때문에 이곳을 찾는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는다. 이곳에 있는 각 종교의 대표적인 사찰은 불교를 대표하는 태화사와 만불전, 도교의 벽하궁 그리고 유교 사원인 운묘가 있다중국 사람들 사이에 이곳은 종교적인 활동을 통해 선한 기운을 받을 수 있는 성스럽고 신령한 장소로 알려져 있다.

    하늘과 맞닿은 곳, 황하계 관광구

    중국에는 작은 것이 없다. 뭘 만들든지 일단 크기와 규모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무엇이든 작게 줄이기를 좋아하는 일본인들과는 그런 면에서 정반대의 기질을 지녔다고 할 수 있다. 커다란 돌을 쌓아 만든 황화계 입구도 설마 이걸 진짜 돌로 만들었을까 하는 생각에 직접 만져 보고 두드려 봤을 만큼 그 크기가 거대하다. 뿐만 아니라 황화계의 폭포도 모두 인공으로 만들어진 것이라 한다. 규모나 시설 자체가 우리나라의 여느 인공폭포와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언뜻 보기에는 전혀 인공폭포라는 느낌이 들지 않을 정도이다. 황화계 입구를 지나면 커다란 호수를 사이에 두고 첫 번째 폭포를 만나게 되는데 바로 삼화폭포이다. 황화계의 트레킹은 바로 이곳 삼화폭포를 만나면서부터 시작된다고 할 수 있다. 전통 양식으로 지어진 전망대가 있지만 제대로 된 전망과 풍광을 보고자 한다면 다리를 건너고 계단을 올라 인공으로 만들어 놓은 폭포 터널을 지나기 전에 보는 것이 좋다. 특히 사진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바로 이곳이 포인트가 되는 지점이니 미리 확인해 두도록 하자. 솔직히 인공으로 만들어진 관광코스는 그다지 큰 감흥이 없다. 우리나라에도 그 이상의 경치를 지닌 코스는 얼마든지 있다. 태화산 황화계의 제대로 된 트레킹 코스는 일반 관광코스의 반환점에서 관광코스와 반대 길로 나가면서 시작하는 오프로드로 접어들면서부터 시작된다. 인적이 드문 길이고 아직 많은 사람들이 다녀간 길이 아니기 때문에 가이드 없이 혼자 트레킹 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길이 잘 보이지 않아 엉뚱한 곳으로 가게 되면 실족의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직 많은 사람이 찾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코스를 즐기기에는 이만한 곳도 없다. 숨이 턱에 차오르고 다리가 뻐근해지기 시작하면 정상 부근의 깃발이 보인다. 산을 오르면서 보이는 태화산의 웅장한 경관도 장관이지만 태화산 트레킹의 백미는 따로 있다. 깃발이 꽂힌 지점을 돌아 조금만 올라가면 해발 880m에 자리를 잡고 있는 산골 마을로 들어서게 된다. 아직 순수하고 때 묻지 않은 이곳 사람들은 외지인들에게 음료수를 팔면서 덤으로 그들이 주식으로 먹는 빵과 음식을 대접하기도 하는데, 그들이 건네는 음식은 맛으로 먹을 것이 아니다. 사람을 향한 그들의 순박한 마음과 미소가 고맙기에 억지로라도 다 먹게 된다. 마을이라고 해야 고작 허름한 집 몇 채가 다인 이곳을 돌아 나가면 바로 태화산 정상에 오르게 된다. 여기부터는 주변의 모든 세상을 내 발아래 두게 된다. 하늘과 맞닿은 곳, 이곳의 웅장하고 거대한 자연을 마주하게 되면 약간의 긴장과 함께 가슴 속에 쌓아 두었던 묵은 상념의 찌꺼기들이 모두 터져 나가는 듯 속이 후련해진다. 태화산은 산의 정상이라고 해서 바로 내리막으로 이어지지 않는다. 한 참을 능선을 따라 하늘과 눈높이를 맞추며 걷게 되는데 이곳이 바로 태화산 트레킹의 백미가 되는 곳이다. 되도록 천천히 주변과 자연을 둘러보면서 걷도록 하자. 앞서 말했듯이 그저 걷는 것이 트레킹의 목적이 아니다. 잠시 주변을 돌아보며 자연을 느끼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마음이 정리되고 묵은 상념이 사라지게 된다. 많은 곳을 다녀본 것은 아니지만,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이런 코스를 걸어본 적이 없다. 태화산 트레킹은 왕복 4시간 정도가 소요되는 짧은 코스로, 고작 4시간 산을 오르며 이런 장관을 만끽할 수 있는 곳은 드물 것이다.

    중국 종교 문화를 한눈에, 천연곡 관광구

    황화계 트레킹을 마치고 내려오면 태화국제반점 휴양구에서 사우나를 즐기며 지친 몸을 편하게 쉴 수 있다. 이곳은 4성급 호텔이라고 하지만 새로 지어진 호텔이기 때문에 도심에 있는 5성급 호텔 못지않은 룸 컨디션과 시설을 자랑한다. 다만 욕실이 충분히 넓음에도 샤워 부스만 있을 뿐 욕조가 없다는 것을 빼고는 대단히 만족할 만한 수준이다. 여전히 개발 중인 지역인 만큼 아직 한국 관광객들이 많지 않아 음식은 약간의 적응 기간이 필요하겠지만, 빵과 시리얼 등 양조식으로 먹기에는 큰 무리가 없다. 경치가 아름다운 태화산 풍경구에 속한 만큼 객실에서 바라보는 경치도 더할 나위 없이 아름답다. 도심에 있는 호텔에서 바라보는 도시 전망이나 그저 바다가 살짝 보이는 바다 전망 같은 풍경과 전혀 다른 경치를 감상할 수 있다. 이른 아침 호텔 주변에 있는 커다란 호수를 배경으로 촬영하는 풍경 사진도 놓치지 않길 추천한다. 호텔 바로 옆에 조성되어 있는 '천연곡 관광구'에는 도교, 불교, 유교 사찰들이 많이 있는데, 이곳의 각 사찰을 돌아보는 것은 태화산 풍경구에서 얻을 수 있는 가장 독특한 경험이 될 것이다. 특히 불교사찰 옆에 있는 높이 53.7m의 거대한 미륵부처 상과 만불전은 태화산의 가장 대표적인 볼거리 중 하나이다. 다만 이곳의 사찰들과 만불전을 보기 위해 꽤 많은 계단을 올라가야 하므로 이곳을 운행하는 관광용 트램을 이용할 것을 추천한다. 만약 이곳을 걸어서 돌아다닌다면, 태화산 정상을 돌아오는 트레킹 코스보다 이곳이 더 힘든 코스로 기억될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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