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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행지에서 그곳에 사는 사람들의 진솔한 삶을 엿볼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바로 재래시장을 찾아가는 것이다. 재래시장에서는 대형마트에서 찾을 수 없는 인정과 따듯함을 느낄 수 있다. 제주도 여행에서 관광지만 찾을 것이 아니라 수많은 재래시장을 찾아보는 것도 제주도의 진면목을 볼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제주민속오일장 전경_Photo by Kim Sunghwan(Artageo)
    제주민속오일장 전경_Photo by Kim Sunghwan(Artageo)

    제주민속오일장

    6만여 평의 대지에 1,500여 명의 상인이 5일마다 모여서 장을 펼치는 곳. 시장경영연구원으로부터 특성화 시장으로 선정되어 전국의 재래시장 상인들이 그 성공사례를 연구하고 배우기 위해 찾는 곳, 하루 매상만 12억 이상이 된다는 전국최고의 재래시장, 이곳이 제주민속오일장이다. 제주 시내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자리해 지역주민뿐만 아니라 제주를 찾는 관광객들이 한 번은 꼭 들려봐야 하는 관광지가 되어버린 제주민속오일장을 둘러봤다. 제주민속오일장은 이곳에 들어서는 순간 이곳이 시장입구가 맞나 싶은 생각이 든다. 마치 놀이공원 입구에 들어선 듯한 착각마저 들게 한다. 2천 대를 동시에 주차할 수 있다는 대형주차장부터가 평범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주차공간의 부족이 재래시장 활성화의 가장 큰 걸림돌이라고 하는데 이곳 민속오일장은 어느 대형마트보다도 넓은 주차장을 가지고 있다. 이곳도 처음부터 주차장이 이렇게 넓은 것은 아니었다고 한다. 밀려드는 관광객과 고객들을 맞이하기 위해 주변 땅을 임대하고 주차가 가능한 공간을 찾아내서 현재의 주차공간을 확보했다고 한다. 주차 공간이 넓으니 관광객과 고객이 더 많이 몰리고 고객이 늘다 보니 더 나은 고객서비스는 무엇일까 고민하는 선순환구조가 만들어졌다. 오일장 내부에 들어서 보니 다른 재래시장에서는 볼 수 없는 특이한 모습이 있다아직은 상인회의 대표상인들부터 시행하고 있었지만 동일한 조끼를 착용하고 이름표를 목에 걸고 있었다. 바로 판매자 실명제를 시행하고 있는 것이다자신의 이름과 상호를 걸고 고객에게 신뢰를 주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한다. 또한, 시장 거리가 깨끗하게 정돈되어 있어 걸어 다니거나 물건을 사기 위해 다가갈 때 불편함이 없다. 상인들 스스로 정해진 구간 밖으로는 물건을 전시하지 않도록 약속하고 시장을 찾는 손님들에게 편안함과 깨끗한 시장환경을 조성했다고 한다앞으로도 찾아오는 손님들에게 쇼핑카트제공과 유모차와 장애인을 위한 휠체어까지 제공하고 늘어나는 중국관광객들을 맞기 위한 중국어 공부 등 제주민속오일장은 변화하는 환경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 오늘도 변신 중이었다. 이런 노력의 결과 시장경영연구원으로부터 제주시장은 특성화 시장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제주 오일장에는 판매되는 상품의 종류만 수천 가지가 넘는다모든 제품의 품질이 좋고 저렴한 가격이라고 말할 수는 없겠으나 최소한 농수산물은 좋은 제품, 저렴한 가격이다이곳에서 일하시는 상인분들 중에는 유독 직매장을 운영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귤 농장을 운영하시는 분이 귤과 천혜향 등 직접 재배한 과일을 가지고 나와 판매하고 고기잡이 배를 가지고 평소에는 고기 잡는 일을 하다가 오일장이 열리는 날에는 이곳에 와서 장사를 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아마도 상설시장이라면 불가능한 일이었으리라. 5일에 한 번 장이 서기 때문에 장이 서지 않는 날에는 농업과 수산업 등 본업에 종사하고, 장이 열리는 날에는 이곳에 와서 장사할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이곳 농수산물은 믿을 수 있다고 한다. 그리고 직거래라 다른 어느 곳보다 가격이 저렴했다. 돈 받지 않으니 과일 맛이나 보라며 귤 몇 개를 건네주는 과일가게 아주머니, 1인분 떡볶이만 주문했더니 떡볶이에는 튀김을 넣어 먹어야 맛있다고 굳이 튀김 하나를 쑥 밀어 넣어주는 떡볶이집 사장님, 매출액의 일부를 불우이웃돕기 성금으로 낸다는 대장간집 사장님, 이곳 제주민속오일장에는 사람의 정을 느낄 수 있었다. 가격 흥정에서부터 지나가는 손님을 붙잡기 위한 호객행위조차 웃음과 재미가 느껴진다. 지나치는 상점 하나하나에 가격흥정을 하다 보면 웃음이 배어 나온다. 깎자는 사람도 깎으면 남는 게 없다는 사람도 넉넉한 인심과 열린 마음으로 서로를 보듬고 있었다진열된 상품 중 마음에 드는 것을 쇼핑카트에 집어넣고 전산화된 기계가 계산해 준 금액을 지불하는 대형마트에서는 느끼기 어려운 사람의 인정이 이곳 제주민속오일장에는 한없이 넘쳐났다.

    서귀포매일올레시장

    ‘서귀포매일올레시장’은 1960년 ‘서귀포매일시장’으로 문을 연 이후 꾸준히 제주 사람들의 사랑을 받아온 제주의 대표 재래시장이다. 현재 농, 수, 축산 및 공산품을 총망라하는 500여 개의 점포가 들어서 있으며 1,000여 평의 공간에 약 250대의 자동차를 수용할 수 있는 실내주차장과 9대의 대형 관광버스가 동시에 주차 가능한 야외 주차장을 갖추고 있다. 하루 평균 이용객이 7,000명에 달한다는 ‘서귀포매일올레시장’은 그야말로 명실상부한 제주의 대표 재래시장이다. ‘서귀포매일올레시장’은 개폐형 아케이드와 시장 통로를 가로지르는 수로 등 다양하고 특별한 시설과 소비자를 위한 ‘서귀포매일올레시장’의 독특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고 있기 때문에 대형마트를 비롯한 다른 어떤 곳의 재래시장과 비교해도 우위를 차지할 수 있을 만큼 강력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특히 총 거리 620m에 달하는 아케이드는 국내 최초로 전 구간 개폐형으로 시공되어 이를 통해 실내공기 정화는 물론 더운 여름에 시원하고 산뜻한 공기를 지원하고 있다. ‘서귀포매일올레시장’의 상인들에게 이곳은 삶의 터전이자 치열한 싸움터일 테지만, 이곳 상인들은 서로 조금씩 양보하며 고통까지도 함께하자는 마음으로 시장의 모든 시스템을 오로지 고객중심에 맞추고 있다. 복잡한 시장 안으로 차가 다닐 수 없도록 차단기를 설치하고 개폐형 아케이드와 수로를 건설해 쇼핑 환경을 개선했으며, 자가운전자들을 위해 대형 주차공간을 마련하고 1시간 무료 주차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점포마다 고유 영역을 지정하는 노란색 라인을 만들어 서로가 라인을 침범하는 일이 없도록 강제하고 있는데, 이는 과다한 호객행위를 근절함은 물론 상인 서로가 상대 점포를 존중함으로 시장을 찾은 고객들이 시끄럽지 않은 쾌적하고 편안한 쇼핑을 즐길 수 있도록 배려하기 위함이다. 대형마트가 시장을 독식해 나가는 요즘 재래시장의 상인들은 점점 설 자리를 잃어간다고 아우성이다. 하지만 사람들이 재래시장보다 대형마트를 선호하는 이유에 대해 스스로 반성하고 자신만의 장점을 살려 경쟁력을 갖추어 가는 ‘서귀포매일올레시장’은 모든 재래시장의 롤 모델이 되고 있다.

    그 외 기타 재래시장

    제주에도 대형 할인점이 들어서면서 재래시장의 입지가 많이 좁아졌다. 그래도 아직 제주도에는 다양한 오일장이 열리고 있고, 지역의 특색을 살려 글로벌 관광명소로 거듭나기 위해 노력하는 기타 재래시장들이 많다1965년에 개장해 무려 5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서귀포시 중문동의 '중문향토시장'과 제주 서부 지역을 대표하는 '한림오일장', 제주국제공항에서 10분 거리에 있는 '동문재래시장', 그리고 모슬포오일장이라고도 불리는 '대정오일장' 등이 있다. 중문향토시장은 3일과 8일에 시장이 열리는데, 60개 점포로 이루어진 작은 규모의 시장이지만 전통재래시장의 분위기는 제대로 느낄 수 있는 곳이다한림오일장 현재 161개 점포가 입점해 있으며, 차량 144대가 주차할 수 있는 주차장, 공중화장실, 만남의 장소 및 놀이터 등의 다양한 부대시설을 갖추고 있다. 동문재래시장은 시장 내에 공영주차장이 잘 정비되어 있어 여행객들이 쉽게 쇼핑할 수 있는 곳으로 알려졌다. 공항 쇼핑몰에서 구매하는 가격보다 최소 30% 이상 저렴한 가격으로 제품을 구매할 수 있다.  제주여행을 마치고 공항으로 가는 길에 들러 쇼핑을 하면 안성맞춤인 곳이다. 대정오일장은 서귀포시 대정읍의 모슬포 근처에 매월 1일과 6일에 시장이 열린다. 시장 전체를 하나의 지붕으로 덮은 형태의 시장건물이 눈에 띄는 대정오일장은 특히 과일이 싸고 신선하다. 모슬포항에 붙어있는 시장답게 어시장도 활성화되어 있는데,이곳의 생선은 크기 자체가 육지와 다르다. 주차장이 넓고 깔끔하며, 관광객보다는 제주도민이 많이 이용하는 장이라 가격이 저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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