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목차



    제주도는 섬 자체가 아름다운 자연경관으로 둘러싸인 곳이다. 하지만 그중에서도 제주도의 아름다운 자연을 더욱 특별하게 느낄 수 있는 곳을 소개한다.

    거문오름 탐방로 전경_Photo by Kim Sunghwan(Artageo)
    거문오름 탐방로 전경_Photo by Kim Sunghwan(Artageo)

    성산일출봉

    천연기념물 420, 유네스코지정 세계문화유산,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세계7대자연관광 대표명소, 대한민국 자연생태관광 으뜸 명소, 한국관광 기네스 12() 등 대단한 타이틀을 가진 곳이 있다. 성산일출봉이 그곳인데, 대한민국에 있는 단일 관광지 중 이만한 타이틀을 보유하고 있는 곳은 찾기 힘들 정도이며, 너무 유명해서 별도의 설명조차 필요 없는 곳이기도 하다.입구에서 바라본 성산일출봉에는 늘 수많은 사람이 줄지어 올라가는 모습이 보인다. 마치 성지(聖地)를 향하는 순례행렬처럼 보여, 경건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정상으로 가는 길은 예상과 다르게 흙길이 아닌 평평한 돌을 이용해 만들어졌다. 좌우의 넓은 초원 가운데 평평한 돌로 길을 만들어 방문객들이 지나다니도록 한 것이다. 드넓은 자연의 대지 위를 걸을 것이라는 기대와 달라 살짝 실망스럽기도 했다. 하지만 하루에 만 명 이상 찾는 곳을 자연 흙길로 만들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성산일출봉 정상까지는 30분이 채 걸리지 않았지만, 급경사에 돌계단으로 이루어져 있어 오르는 길이 쉽지는 않았다. 그렇지만 성산일출봉을 오르는 내내 바라본 경치는 무거운 발걸음이 잊힐 만큼 장엄하고 아름다웠다. 계단을 오르다 몸을 돌려 되돌아본 성산읍 도시의 모습은 바다에 둘러 쌓인 포구마을의 전형이었고, 발걸음을 멈춰 바라본 섬 속의 섬, 우도는 봄 일을 시작하기 전 한껏 게으름을 피우는 황소의 모습이었다. 성산일출봉은 용암이 분출하면서 차가운 바다와 만나 굳어진 것이라 기암괴석들이 유난히 많다. 제주도 동쪽 바다를 지킨다고 하는 초관바위(금마석)와 소원을 들어준다고 하는 등경돌(별장바위), 그리고 곰의 모양을 닮은 곰바위(중장군바위) 등이 일출봉을 오르는 도중 곳곳에 서 있어 오르는 길에 재미를 더해준다. 성산일출봉 정상에 오르면 99개의 높은 봉우리들이 병풍처럼 둘러서 있는 모습을 보게 된다. 이 봉우리들 건너 먼바다에서 솟아오르는 태양의 모습은 제주 10경중 하나로 예로부터 제주 관아의 목민관이 새해가 되면 이곳을 찾아 일출을 보며 소망을 빌었다고 한다. 지금은 새해뿐만 아니라 평소에도 수많은 사람이 이곳에 올라 소원을 빌고 해 뜨는 모습을 사진에 담고 있다. 수백 년을 거슬러 수많은 사람의 소망이 겹겹이 쌓인 곳이 바로 성산일출봉인 것이다

    거문오름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인 거문오름은 제주도에 있는 해발 456.6m의 기생화산이다. 조선 시대에는 방하오름으로 불리기도 했지만, 돌과 흙이 유난히 검은색이고 음산한 기운을 띤다고 해서 거문오름이라고 불리게 되었다거문오름 탐방로 코스는 모두 4곳인데, 그중 분화구를 볼 수 있는 코스가 사람들이 가장 많이 찾는 코스로 알려졌다. 거문오름의 분화구는 말굽형으로 그 둘레가 한라산 분화구보다 4배가 크다고 한다. 분화구 자리는 예부터 농사를 지었는데 주변에서 방목하는 소들이 들어오지 못하도록 돌로 담을 쌓아놓은 흔적이 아직 그대로 남아 있다. 분화구 안으로 조금 더 들어가면 용암협곡이 나타난다. 화산이 폭발하여 용암이 흘러가면서 자연적으로 생긴 협곡으로 그 길이가 무려 2km나 된다. 거문오름 곳곳에는 험한 협곡바위에 달라붙어 다양한 식물들이 자라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 처음 보는 사람에게는 몹시 신비롭게 보인다. 인공으로 조림한 숲은 햇빛을 선점한 나무가 작은 나무의 햇빛을 차단하여 성장을 막고 고사시키지만, 자연 숲은 다양한 종류의 식물들이 서로 공존하면서 성장한다고 한다. 그만큼 자연 숲에 훨씬 다양한 종류의 식생이 분포되어 있어 생태학적으로 중요하다고 한다분화구 속의 또 다른 기생화산 알오름 전망대를 지나면 일제강점기에 건설된 일본군의 동굴진지와 오래된 숯가마 터가 나타난다. 이곳 거문오름에만 일본군 6천 명이 주둔했다고 한다. 태평양 전쟁을 일으킨 일본군이 연합군에 몰려 수세에 접어들자 일본 본토를 지키기 위해 제주도 전역을 방어전초기지화 시켰기 때문인데, 이 당시 수많은 제주도 주민들이 기지 건설에 끌려가 강제 노역에 희생됐다고 전해진다. 거문오름은 곶자왈이 잘 발달한 곳으로 이곳의 바위들은 마치 숨을 쉬듯 습한 공기를 내뿜는다. 이는 엉성한 용암바위 밑으로 빗물이 흐르면서 만들어진 습한 공기가 바위 틈으로 올라오는 것이라고 한다. 여름에는 시원한 바람이 그리고 겨울에는 따뜻한 공기가 올라오면서 만들어내는 운무 때문에 거문오름은 신비롭다 못해 음습하게 느껴진다. 하지만 바위 밑에서 솟아나는 습기 가득한 바람은 생태계의 다양한 식물이 자랄 수 있는 원동력이 되었다. 그중에서도 거문오름에 있는 풍혈(숨골)은 마치 거대한 산 전체가 들이마셨던 공기를 내 품기라도 하듯 산뜻하면서도 신선한 바람이 바위틈에서 쉬지 않고 흘러나온다. 풍혈 앞에 서 있으면 산의 호흡과 같은 공기를 맘껏 맛볼 수 있다. 거문오름에는 화산탄이 곳곳에 있다. 화산이 폭발할 때 하늘로 치솟았던 커다란 바위가 용암에 박혀서 만들어진 것인데 마치 총알이 박혀있는 형상이라 하여 화산탄이라고 한다. 집채만 한 바위가 다른 바위에 박혀있는 모습이 꽤 신기하게 보인다. 거문오름의 또다른 명소로 수직동굴이 있다. 깊이만 무려 35미터에 이르고 경사각이 70~90도에 이르는 수직동굴인데, 안전을 위해 입구를 철책으로 막아놓았다. 하지만 마치 땅에 생긴 블랙홀처럼 검고 어두운 입구가 무섭게 느껴져 선뜻 다가가기 어렵다. 거문오름은 지질학적으로 생태학적으로 그리고 역사 문화적으로 그 가치가 매우 높은 오름이다. 뿐만 아니라 세계자연유산으로 보호해야 할 식생이 많아 탐방 시간과 장소를 통제하고 있다. 자연해설사의 통제를 따라 정해진 탐방로만 다녀야 하며 거문오름에 서식하는 어떤 동식물이라도 채취 또는 포획할 경우 처벌을 받으므로 탐방객들의 주의가 필요하다.

    머체왓 숲길

    말의 모양을 닮았다 해서 마체(馬體) 혹은 돌과 잡목이 많다는 뜻으로 머체() ()으로 불렸다는 머체왓 숲길은 2012년 친환경 녹색 길 조성 사업의 하나로 제주도 서귀포시 남원읍 한남리에 조성된 생태 숲길이다. 아직 대중에게 많이 알려지지 않은 탓에 한적하기도 하거니와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아 숲길의 자연스러움을 만끽할 수 있는 곳이다. 또한, 용암으로 이루어진 서중천을 끼고 있어 산책로 주변 풍광이 다른 곳과 비교되지 않을 만큼 훌륭하며, 아름드리 편백나무가 있어 산림욕을 위한 장소로도 첫 손에 꼽는 곳이기도 하다한라산 너머에 있는 남촌이라는 뜻을 담은 서귀포시 남원읍의 한남리는 수려한 서중천 계곡을 끼고, 드넓은 목장 초원을 기반으로 목축업이 발달한 곳이다. 원시의 생명력이 살아있는 머체왓 숲길을 품고 있으며, 목장을 중심으로 다양한 오름이 펼쳐진 이곳은 제주의 아름다운 자연은 물론 서귀포 감귤과 한라봉, 천혜향의 대표적인 주산지로도 잘 알려진 곳이다자연이 살아 숨 쉬는 미지의 숲은 한남리 머체왓 숲길의 슬로건이다. ‘머체왓 숲길머체왓 소롱콧길그리고 서중천 탐방로이렇게 세 개의 코스로 이루어진 한남리 머체왓 숲길은 숲터널, 조록나무 군락, 구지뽕나무 숲, 동백나무 숲, 야생화꽃 길, 삼나무 숲, 편백나무 숲 등 다양한 테마가 어우러진 생태 숲길로서 서중천과 서성로를 중심으로 제주의 독특한 자연과 식생을 한 번에 볼 수 있는 특별한 장소다제주도 렌터카의 내비게이션에 머체왓을 검색하면 한남리 머체왓 숲길 방문객 지원센터를 찾을 수 있다. 아직 많이 알려지지 않은 곳이기도 하거니와 한적한 서성로 안쪽에 건물이 자리하고 있어 주소검색을 통해서는 오히려 정확한 위치를 찾기가 어렵다. 따라서 현재 이곳을 찾는 가장 좋은 방법은 렌터카의 내비게이션을 이용하는 것이다머체왓 숲길은 사람의 손길의 닿지 않은 자연의 모습을 그대로 담고 있어 인공의 모습을 찾기 어렵다. 이동 시간은 코스별로 차이가 있으나 보통 2시간에서 3시간 정도가 소요된다. 하지만 오름이나 등산로와 달리 대부분 평지와 같은 숲길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편안하게 걸을 수 있어 누구나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특히, 작은 용의 모습으로 그려진 머체왓 소롱콧길은 여름철 트래킹 코스로 인기가 높은 지역인데, 시작지점부터 햇볕도 들기 어려울 만큼 우거진 숲길을 걷는 기분은 상쾌하기 이를 데 없다. 예쁜 새소리를 벗 삼으며 한적한 숲길을 걷다 보면 그간 쌓였던 마음속의 묵은 때가 말끔히 씻겨 나가는 것 같다. 힘든 산길을 앞만 바라보며 기를 쓰고 올라가는 것이 아니라 한적한 산길을 조용히 산책하듯 걷다 보면 주위의 모든 것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예쁜 꽃은 물론 처음 보는 나무들과 이름 모를 들풀까지 주변의 모든 것들이 아름답고 여유롭기만 하다머체왓 숲길의 진정한 매력은 바로 주변을 돌아볼 수 있는 여유에 있다. 때 묻지 않은 숲길을 힘들이지 않고 천천히 걸으며, 사진도 찍고 꽃나무와 혼잣말도 주고받으며 천천히 자연 속에 동화되어 가는 여유. 바쁜 도시의 삶을 일상으로 삼는 사람들에게는 꿈만 같은 일이지만 머체왓 숲길에서는 이런 여유가 일상이 된다. 특히, 편백나무가 많은 산림욕치유쉼터편백낭치유의숲에서는 이런 여유의 절정을 맛볼 수 있다. ‘머체왓 소롱콧길편백낭치유의숲에서는 돌로 만든 방사탑 무더기 옆에 마련된 평상에 걸터앉아 시원한 산바람과 편백나무의 산뜻한 기운을 즐기다 보면 무릉도원이 따로 없는 것 같은 여유와 행복을 느낄 수 있다한남리 머체왓 숲길의 트래킹 코스는 서중천을 중심으로 설계되었다. 서중천은 용암이 흘러 형성된 지형으로 다른 지역에서는 절대 볼 수 없는 독특한 절경을 선사한다. 어쩌면 한남리 머체왓 숲길 트래킹의 백미라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이곳의 경치는 수려하다. 특히, 서중천은 곳곳에 수반(水盤)이 형성되어 물이 귀한 제주도 하천의 모습과 달리 특별한 모습을 선사하는데, 트래킹 코스가 서중천을 따라 형성되어 있으므로 코스의 옆길로 내려가면 서중천의 황홀한 절경을 감상할 수 있다. 다만 미끄러워 자칫 위험할 수 있으므로 반드시 안전한 지형을 택해 내려가도록 주의해야 한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