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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시 애월읍은 제주도에서 가장 넓은 면적과 인구를 자랑하는 지역이다. 한라산을 바라보며 펼쳐지는 넓은 목초지와 수많은 오름이 있으며, 선사시대 유적인 빌레못 동굴을 비롯하여 항몽 유적지가 있는 곳이다. 또한, 해마다 정월 대보름이면 제주를 대표하는 축제인 제주 들불 축제가 열렸던 곳으로 잘 알려져 있다.

    새별오름 정상에서 드론으로 촬영한 석양_Photo by Kim Sunghwan(Artageo)
    새별오름 정상에서 드론으로 촬영한 석양_Photo by Kim Sunghwan(Artageo)

    이름만큼 예쁜 오름, 새별오름

    제주시에서 평화로를 타고 서귀포 쪽으로 넘어가다 보면, 오른쪽에 눈에 띄는 오름을 하나 만난다. 이름도 예쁜 새별오름인데, 새별오름은 높이가 낮은 작은 오름임에도 불구하고 정상에 오르면 한눈에 제주 서쪽 해안의 풍경을 바라볼 수 있는 탁 트인 전망을 자랑한다. 멀리 비양도와 끝없이 펼쳐진 바다가 보이고, 발아래는 초록빛 평원과 주변 수많은 오름이 달음질하듯 이어진다. 작고 낮은 오름이지만 경사가 심하기 때문에 다리에 힘이 꽤 들어간다. 하지만 정상에 오르면 충분한 보상을 받을 수 있으므로 평화로를 달리다가 새별오름이 보이면 그냥 지나치지 말고 꼭 한번은 정상에 올라서 보길 추천한다. 새별오름은 가을 억새가 좋다고 알려졌지만, 사실 사계절 내내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준다. 봄에는 연둣빛 새싹이 돋아나고, 여름에는 푸른 억새밭이 펼쳐진다. 가을에는 억새가 황금빛으로 물들어 장관을 이루며, 겨울에는 앙상한 나뭇가지 사이로 펼쳐지는 설경이 또 다른 매력을 선사한다. 새별오름은 걷기 좋은 코스로도 잘 알려진 곳이다. 오름을 따라 만들어진 등산로를 천천히 걸으며 주변 풍광을 만끽할 수 있는데, 정상까지는 오르는데 보통 30분 정도 필요하다. 위로 올라갈수록 경사가 심해지기 때문에 중간중간 쉬어갈 수 있는 벤치가 준비되어 있다. 정 힘들다면 잠시 앉아 쉬면서 주변의 아름다운 경치를 감상하는 것도 새별오름을 즐기는 또 하나의 방법이다. 새별오름은 혼자 또는 가족, 친구와 함께 방문하기 좋은 곳이다. 정상에 올라 펼쳐지는 탁 트인 풍경을 바라보며 사진을 남기거나, 따뜻한 차 한 잔 마시며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는 것도 더없이 좋은 추억이 된다. 아름다운 경치에 더해 또 한 가지 새별오름을 대표하는 것은 봄마다 열리던 들불 축제였다. 넓은 초원에 불을 놓아 자연을 정화하고 소망을 기원하는 이 축제는 제주의 독특한 문화를 느낄 기회였다. 하지만 최근 탄소배출과 화제 위험 그리고 생태계 보호를 위한 논의 끝에 결국 중단이 결정되었다.

    공원 전체가 천연기념물, 금산공원

    올레 15코스에 위치한 금산공원은 납읍 초등학교 옆에 자리한 난대림 지대로 1993년 제주시 애월읍 납읍리 부락에 인접한 금산공원(錦山公園) 전체가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었다. 이곳은 제주시 서쪽 평지에 남아있는 유일한 상록활엽수림으로 아열대 식물이 울창한 곶자왈이다. 마을 사람들이 화재를 막기 위해 나무를 심은 것이, 오랜 시간이 흐르며, 지금과 같은 울창한 숲이 되었다고 전해지는데, 1300년 충렬왕 시절부터 마을이 형성되었고, 풍수지리설에 따라 큰불이 날 곳이라 하여, 이를 막고자 나무를 심었다는 것이다. 금산공원에는 다양한 난대성 식물이 자생하고 있다.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어 보호받는 이곳은 자연림의 원형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어 학술 가치가 매우 높다. 하지만 숲속에 흙이 거의 보이지 않아 황폐되면 복구가 어려운 실정이다. 금산공원은 우리나라에서 보기 드문 상록활엽수림으로 사계절 내내 아름다운 풍경을 볼 수 있다. 특히 겨울에 눈이 내리면, 숲 밖은 온통 눈으로 덮이는데 숲 안은 여전히 푸른 잎을 간직하고 있어 다른 세상에 온 듯한 느낌을 준다. , 비가 오는 날에는 빗소리와 곶자왈의 숲 내음이 어우러져 운치와 여유를 즐길 수 있다. 금산공원 숲길을 따라 조금만 걸어가면 마을 제사를 지내던 포제단이 있다. 해마다 정월이 되면 마을 남자들이 모여 마을의 안녕과 풍요를 기원하는 제사를 지내던 곳인데, 현재 이곳의 포제는 제주도 무형문화재로 지정되었다고 한다. 천년을 이어온 금산공원의 난대림은 힘들게 산을 오르지 않아도 제주의 신비한 곶자왈을 즐길 수 있는 유일한 공간이다. 제주 여행 중 곶자왈을 찾을 여유가 없는 사람들에게 추천하는 장소다.

    세계적으로 희귀한 염전, 구엄리 돌염전

    바람과 돌과 여자가 많아 삼다(三多)로 알려진 제주는 다른 곳과 달리 돌 위에 염전을 만들어 소금을 얻었다. 제주 말로소금빌레라고 부르는 돌 염전은 세계적으로 유래를 찾아볼 수 없으며 우리나라에도 정확한 문헌 기록이 없다. 다만 1573년 강 여 목사 재임 이후 제주에서 본격적으로 제염법이 보급됐다는 남사록을 바탕으로 약 400년 전부터 시작된 것으로 추정할 뿐이다. 구엄리의 돌 염전은 한국전쟁을 전후로 육지에서 싼 소금이 대량으로 들어오면서 맥이 끊겼으나 최근 주민들을 중심으로 관광자원 삼으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구엄리 돌염전은 용암이 굳어져 만들어진 넓은 현무암 지대에 흙으로 둑을 쌓아 칸을 만들고, 그 안에 바닷물을 가두어 햇볕에 말려 소금을 얻던 곳이다. 돌염전은 단순히 소금을 생산하던 곳을 넘어 제주 여성들의 강인함과 지혜를 보여주는 곳이기도 하다. 염전 작업은 주로 여성들이 담당했으며, 척박한 환경 속에서도 끈기 있게 소금을 생산해 냈다. 염전을 통해 얻은 소금은 제주 사람들의 삶에 없어서는 안 될 귀한 양념이었으며, 이는 제주 음식 문화의 기반이 되었다. 구엄리 돌염전은 단순히 역사적인 가치뿐만 아니라 아름다운 자연 풍경과도 조화를 이룬다. 염전 주변으로 펼쳐진 푸른 바다와 기암괴석은 마치 한 폭의 그림 같다. 특히 염전에 물이 가득 차 있을 때는 하늘과 구름이 그대로 비치는 거울 같은 모습을 연출하여 많은 사진작가가 찾는 명소이기도 하다. 구엄리 돌염전을 방문하면 마치 시간을 거슬러 올라간 듯한 느낌을 받는다. 고된 노동의 흔적이 남아 있는 돌염전을 보며 우리 조상들의 지혜와 끈기를 느낄 수 있다. 또한, 탁 트인 바다를 바라보며 자연의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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