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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도쿄의 오다이바는 1853년 도쿠가와 막부가 도쿄만을 방어하기 위해 만든 인공 섬이었다. 지금은 일본 도쿄도 미나토구(), 시나가와구(品川), 고토구(江東)에 위치한 상업과 레저 그리고 주거가 어우러진 복합지구로 발전했다. 일본의 버블경제 이후인 1990년대 후반부터 특급 호텔과 대형 쇼핑몰이 들어서기 시작했으며, 도쿄 도심과 연결하는 레인보우 브리지가 건설되고, 다양한 대중교통이 연결되면서 도쿄 여행의 필수 코스로 주목받았다. 하지만 일본 버블경제 붕괴 이후 개발이 지연되고, 코로나 시기를 지나면서 대부분 관광명소가 매각되거나 문을 닫는 불운을 맞았다. 안타까운 마음에 예전 도쿄 여행에서 경험한 오다이바의 추억을 소환해 본다.

    다이버시티 도쿄플라자와 그 앞에 전시된 건담의 모습_Photo by Kim Sunghwan(Artageo)
    다이버시티 도쿄플라자와 그 앞에 전시된 건담의 모습_Photo by Kim Sunghwan(Artageo)

    비운의 도시, 오다이바 역사

    다이바(台場) '방어 목적으로 만든 포대'를 의미하는 말이다. 원래는 19세기 말 미국 함대가 일본을 개항시키기 위해 도쿄만에 함대를 파견한 쿠로후네 사건 때 일본이 페리 제독을 막겠다며 설치한 포대였으나 결국 2번째 찾아왔을 때 일본은 페리 함대와 싸우는 대신 개항을 하게 되었고, 존재 가치가 사라진 포대 주변은 매립되거나 버려졌다. 도쿄는 1880년대부터 항구 개발을 위해 스미다 강 하구의 퇴적물을 준설했는데, 이 중 10 (현재의 아리아케) 13 (현재의 다이바, 아오미 등)가 현재의 임해 부도심에 해당한다이후 일부 포대가 민간에 매각되거나 철거 또는 육지로 매립되는 과정을 거쳤으며, 1980년대 버블 경제 시기에 포대 전체가 매립되어 신도시가 조성되었다. 1980년대 일본의 부동산 버블 당시 주택지구에서 업무 지구, 상업 지구로 빠르게 재개발되었으나, 버블 붕괴 이후 개발이 지연되고 있다1997년에 후지 TV를 비롯한 여러 기업이 입주하고, 2002년 일본 정부가 도시 재생 긴급 정비 지역으로 지정해 투자를 촉진했으나 오다이바는 여전히 비어 있는 부지가 넘쳐난다설상가상으로 전 세계를 공황에 빠뜨린 코로나 시기를 지나면서, 오다이바는 회복하기 어려운 상황에 빠지게 된다. 많은 여행객이 찾으며 유명 관광지로 주목받던 시설들이 코로나 시기에 적자를 면치 못하면서 매각되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2021 9월에 문을 닫은 '온센모노가타리'는 아예 건물이 헐리면서 공터로 변했고, 실내에 유럽형 상가와 분수대를 만들어 유명해진 비너스 포트도 2022 3월에 문을 닫았다. 뿐만 아니라 도요타 자동차의 쇼룸인 메가웹, 오다이바 대관람차, 팀랩 보더리스 등 수많은 유명 시설이 전부 폐업했으며, 상업시설이나 오피스 그리고 아레나와 호텔 등으로 이루어진 초고층 빌딩이 새로 들어설 예정이다.

    오다이바로 가는 특별한 방법, 수상버스와 유리카모메

    아사쿠사에서 오다이바로 들어가는 특별한 방법으로 수상버스가 있다. 이곳의 수상버스는 동경 수변 라인에서 운영하는 수상버스와 도쿄 크루즈’의 미래형 수상버스가 있는데, 여행자들에게 더욱 특별한 경험을 만들어 주는 것은 도쿄 크루즈에서 운영하는 수상버스다. 도쿄 크루즈의 수상버스는 히미코호타루나’ 이렇게 두 종류인데, 은하철도 999’로 잘 알려진 애니메이션의 거장 마츠모토 레이지가 디자인한 것으로 SF영화에나 나올 법한 독특한 외형과 럭셔리한 실내 인테리어로 여행자들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다히미코는 2004 3 26일부터 운행되기 시작했으며, 선내는 그의 대표작 은하철도 999’의 캐릭터와 이미지를 활용해 주인공인 철이 그리고 메텔과 함께 여행하는 듯한 즐거움을 만들어 준다. 호타루나는 우주선을 이미지화한 배로 실버와 메탈릭으로 인해 미래를 연상케 하는 마츠모토 레이지의 신작이다. 밤에 신비한 빛을 내며 스미다 강에서 춤추듯 날아다니는 호타루(반딧불)와 루나(프랑스어로 달을 뜻함)의 합성어인 배의 이름 역시 마츠모토 레이지가 직접 지은 것이라고 한다히미코는 오다이바까지 직행이고 호타루나는 히노데 항을 경유해서 오다이바로 간다. 특히 호타루나는 히노데 항 주변부터 배 위의 갑판으로 올라갈 수 있도록 지붕을 개방하는데, 선내의 프레임을 제외한 모든 벽면이 통유리로 되어 있어 주변 경관을 감상하는 데 아무 불편이 없지만 배 위에 올라 시원한 바람을 가르며 즐기는 즐거움은 색다르다. 또한, 선내 후미의 카페라운지에는 아이스크림을 비롯한 다양한 디저트와 음료를 즐길 수 있다. 오다이바의 두 번째 특별함은 신바시역에서 오다이바로 가는 특별한 열차, 유리카모메다. 유리카모메의 정식 명칭은 유리카모메 도쿄린카이 신교통 린카이선으로 국내에서 간혹 모노레일로 소개하는 경우가 있으나 모노레일이 아닌 고무 차륜을 사용하는 경전철 교통 시스템이다. 운전사 없이 컴퓨터 제어 시스템으로만 운행되며, 도쿄에 최초로 도입된 전자동 교통 시스템이다. 도쿄도 미나토 특별구의 신바시역과 고토구의 도요스역 사이를 연결하며 오다이바를 통과하는데, 유리카모메 1일 패스를 이용할 경우 하루 종일 무제한 탑승이 가능하다.

    오다이바를 기억하는 추억의 명소

    오다이바를 추억하는 명소는 뭐니 뭐니 해도 레인보우 브리지가 일 번이다. 도쿄만과 오다이바를 연결하는 레인보우 브리지는 오다이바를 대표하는 상징물이기 때문이다. 특히, 해 질 무렵 화려한 조명이 켜지기 시작하면 멀리 보이는 도쿄 타워가 이곳의 자유의 여신상과 함께 멋진 장관을 연출한다. 그리고 이 장면은 오다이바를 찾은 여행객들의 필수 인증샷으로 알려져 있다레인보우 브리지는 일주일에 일곱 번 조명이 바뀌며 자동차와 열차가 동시에 달릴 수 있는 복합식 현수교지만, 걸어서 1.6Km의 다리를 건널 수 있는 별도의 보도도 마련되어 있다두 번째 명소는 당연히 후지TV 본사 건물이다. 후지TV 본사는 일본의 가장 환상적인 현대 건축가 ‘단게 겐조의 작품으로 초대형 네오 메타볼리스트 구조물이며 티타늄으로 뒤덮인 외형은 마치 미래로부터 온 초대형 기계처럼 희미하게 빛을 발한다. 두 개의 대형 빌딩과 그 사이를 연결하는 통로 구조물로 이루어져 있으며, 지름 32m 1,300톤에 달하는 티타늄 구가 허공에 매달린 듯 좌측 상단에 자리 잡고 있다. 마치 우주정거장이 연상되는 이 건축물에 대해 단게 겐조는 나의 건축물이 무언가와 비교되지 않고 그 자체가 전통으로 보이기를 바란다.”는 말을 남겼다고 한다세 번째는 역사 속으로 사라진 도요타의 자동차 테마파크 메가웹이다. 메가웹은 자동차의 역사는 물론 영화에 나오는 클래식 자동차, 도요타의 최신 출시 모델, 모터스포츠 스퀘어 등을 볼 수 있으며 직접 운전하며 코스를 돌 수 있는 라이드 원이 있는 곳이었다. 외국인의 경우 국제면허증을 소지하고 있어야 시승이 가능했다. 1층에서는 입체영화를 무료로 즐길 수 있었으며, 자동차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꼭 가 봐야 하는 필수코스로 꼽히던 곳이었다다음은 오다이바에서 반드시 들러야 했던 추억의 명소 비너스 포트 쇼핑몰이다. 비너스 포트는 18세기 유럽의 화려한 도시 거리를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한 모습의 쇼핑몰이었다. 실제 하늘인 것처럼 착각을 일으킬 정도로 잘 만들어진 천장은 하루에 세 번 변하는 것으로 유명했다. 또한, 포토존으로 최고의 인기를 누렸던 분수광장과 교회광장이 있었으며, 여심을 사로잡는 물건들로 특히, 여성들에게 사랑받던 쇼핑몰이었다마지막 추억의 명소는 실물 크기의 건담을 볼 수 있는 다이버시티 도쿄플라자다. 다이버시티 도쿄플라자의 외부 광장에는 실물 크기의 건담이 설치되어 있다. 모델은 원작 애니메이션에서 가장 인기를 끈 PX-78을 그대로 재현한 것으로. 외형만이 아니라 디테일한 부분과 다양한 데칼을 넣어 완성도를 높였다고 한다. 또한, 시간을 맞춰 가면 거대한 건담이 움직이는 쇼도 볼 수 있기 때문에 건담을 좋아하는 사람이나 어린아이를 동반한 가족 여행객들에게는 필수 코스로 주목받는 곳이다. 그 외에도 팔레트 타운 대관람차와 오오에도 온천, 아쿠아시티 쇼핑몰, 도쿄 덱스 비치 쇼핑몰, 도쿄 국제 전시장, 배 박물관, 오다이바 해상공원 등 오다이바를 추억할 명소는 굉장히 많다. 이제는 대부분 역사 속으로 사라져 버려 너무 아쉽지만, 새로운 명소가 다시 나타나 여행객들에게 또 다른 즐거움과 추억을 만들어 주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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