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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침 늦은 시간까지 전망 좋은 호텔 방에서 한 없이 뒹굴며 넉넉한 여유를 즐긴 후 테라스가 있는 조식당에서 차오프라야 강을 바라보며, 맛있는 아침 식사와 함께 진한 커피 한 잔을 마신다. 수면에 비친 따가운 햇살은 눈이 부시고 쉼 없이 강을 오르내리는 배들의 엔진 소리는 털털거리며 가뿐 쉼을 몰아 쉰다. 문득, 배에 앉아 있는 외국인이 보내는 손 인사에 답례를 하며 행복한 여유를 만끽한다. 바쁜 발걸음을 재촉할 필요도 없고, 늦었다고 조바심낼 필요도 없다. 아무런 훼방 없이 한가로이 여유를 즐길 수 있는 이곳은 쉼이 있는 여행지, 방콕이다. 늦은 아침 식사를 마친 후에는 가벼운 배낭에 카메라 하나 둘러메고 낯선 도시의 이곳저곳을 돌아다닌다. 한 손에는 시원한 망고 스무디를 들고 오토바이를 개조해서 만든 툭툭을 타기도 하고, 쌀국수와 향이 짙은 로컬 푸드를 먹으며, 편안한 삶의 여유를 즐긴다.

    무엉 보란에 만들어진 모형 건축물 _Photo by Kim Sunghwan(Artageo)
    무엉 보란에 만들어진 모형 건축물 _Photo by Kim Sunghwan(Artageo)

    태국의 고대도시를 만날 수 있는 곳, 무엉 보란

    방콕의 무엉 보란에서는 태국의 역사를 한눈에 만날 수 있다. 이곳은 과거 수코타이 왕조부터 아유타야 왕조를 거쳐 톤부리 왕조와 현재의 차끄리 왕조까지 태국의 고대도시를 그대로 재현해 놓았다. 실제 사이즈는 아니더라도 재현된 건축물과 구조물의 규모와 정교함은 보는 이들을 깜짝 놀라게 한다. 태국의 더운 날씨와 무엉 보란의 넓은 면적 때문에 걸어서는 이곳을 보기 힘들다. 골프장에서 볼 수 있는 다인승 전동카트와 전차처럼 생긴 독특한 모양의 트램 그리고 자전거를 이용해 내부를 관람할 수 있다. 무엉 보란은 1963년 태국의 부유한 사업가 레카 나가위치(Leopold Rangsit)에 의해 설립되었다. 태국의 문화유산을 보존하고 후세에 전하겠다는 의지로 만들어진 무엉 보란은 태국 전역의 중요한 역사적 건축물과 랜드마크들의 축소 모형을 한 자리에 모아 놓음으로써 다른 여러 지역을 방문하지 않더라도 태국의 역사와 문화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해준다. 무엉 보란은 300에이커 이상의 넓은 부지에 약 116개의 축소 건축물이 만들어져 있다. 이곳을 방문하면 태국 전역의 유명한 사원, 궁전, 시장 등의 축소 모형을 만날 수 있는데, 방콕의 왓 아룬(새벽의 사원), 수코타이의 왓 마하탓, 아유타야의 왓 프라시 산펫 등태국의 유명한 유적들은 이곳에 다 만들어져 있다. 특히, 모든 축소 모형들은 매우 정교하게 만들어져 있기 때문에, 마치 실제 장소를 방문한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킬 정도다. 무엉 보란의 또 다른 매력은 방문객들이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다는 것인데, 태국 전통 춤을 관람하거나 공예 체험을 할 수 있으며, 다양한 지역 음식을 맛볼 수도 있다. 무엉 보란은 매일 오전 9시부터 오후 7시까지 운영되는데, 부지가 넓고 볼거리가 많은 만큼 여행 일정을 넉넉하게 잡는 것이 좋다. 방콕을 여행하는 중에 이곳을 찾는다면 아침부터 저녁까지 하루를 온전히 무엉 보란에 투자해야 한다. 특히, 태국의 뜨거운 날씨를 염두에 두고 복장에 신경을 써야 한다. 모자와 선블록은 필수이며, 물도 넉넉하게 준비하는 것이 좋다.

    태국 야시장의 새로운 패러다임, 아시아티크

    방콕 야시장을 대표했던 수언룸 야시장이 없어진 대신 야시장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자리 잡은 아시아티크는 전통적인 야시장의 모습에서 벗어나 현대적이고 세련된 형태의 모습을 갖춘 방콕의 핫 스폿이다. BTS 사판탁신 역(Saphan Taksin) 2번 출구로 나와 타 사톤 선착장(Tha Sathorn)에서 무료 셔틀 보트를 이용해 도착할 수 있는데, 무료 셔틀을 타는 동안 차오프라야 강 주변의 아름다운 야경을 감상할 수 있다. 이곳은 1900년대 초, 라마 5세가 유럽 국가들과 교역을 위해 덴마크와 함께 만든 항구로 과거의 환희와 영광을 재현하기 위해 아시아티크 역시 화려하게 구성되었다. 근대화의 새로운 길을 내세운 차런크룽(Chareonkrung) 섹션(1~4구역)과 세계 각지의 음식과 이벤트가 펼쳐지는 타운스퀘어(Town Square) 섹션(5~6구역) 그리고 레스토랑과 각종 의류가 즐비한 팩토리(Factory) 섹션(7~10구역)이 있고, 차오프라야 강을 따라 300m나 이어지는 워터프론트(Waterfront) 섹션까지 총 4개의 섹션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1,500개가 넘는 숍과 40개가 넘는 레스토랑이 들어서 있다. 아시아티크의 또 다른 매력은 다양한 엔터테인먼트 시설이다. 대표적으로 방콕의 대형 관람차인 아시아티크 스카이(Aisatique Sky)가 있는데, 이 관람차는 높이가 60미터로, 방콕의 전경과 차오프라야 강의 아름다운 풍경을 한눈에 볼 수 있다. 그리고 무예타이를 라이브로 즐길 수 있는 The Stage와 칼립소 방콕이 자리하고 있다.

    방콕 여행의 화룡점정, 왕궁

    방콕을 여행하면서 빼놓을 수 없는 필수 코스라는 당연히 왕궁왓프라깨우. 200년이 넘는 시간 동안 태국의 역사를 지키며 함께 한 왕궁은 온통 황금으로 치장한 듯, 화려함의 극치를 보여준다. 태국어로 '프라 보랑 마하랏'이라 불리는 왕궁은 1782년에 건설된 이후 태국의 왕실과 국가의 중심지 역할을 해왔다. 이제는 공식적인 왕실 거주지로 사용되지 않지만, 여전히 중요한 의식과 행사가 열리는 장소로 남아 있다. 왕궁은 방콕 중심부에 있으며, 218,400제곱미터에 달하는 넓은 공간에 다양한 건축물과 정원이 아름다운 조화를 이루고 있다. 입장료가 500 Baht로 조금 비싼 듯 보이지만 일주일 내 사용 가능한 위만멕 궁전 입장권이 포함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왕궁 내부의 화려함을 직접 보고 나면 입장료가 전혀 아깝지 않다. 스리랑카 양식으로 알려진 다양한 모양의 체디(원뿔형 종 모양의 탑)를 비롯해 독특한 모양의 겹지붕과 화려하기 그지없는 건축물의 크기와 규모는 보는 이들을 압도한다. 왕실사원이자 에메랄드 사원으로 잘 알려진 왓 프라깨우에는 태국 국민들에게 본존불로 숭상되는 프라깨우가 모셔져 있다. 1년에 세 번 계절이 바뀔 때 왕이 직접 옷을 갈아입히는 프라깨우는 왕이 제사장으로 직접 모시는 불상이다. 왕궁과 왓 프라깨우는 예의를 갖추어야 하기 때문에 드레스코드가 있어 반바지와 짧은 치마는 착용이 금지된다. 적당한 복장을 준비하지 못했을 경우에는 입구에서 보증금을 내고 옷을 빌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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