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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군산은 전북 서북부 해안에 위치한 도시로, 금강 하구와 만경강 하구로 둘러싸인 옥구반도와 고군산군도 등 서해의 도서들로 이루어져 있다. 또한 예로부터 대곡창 지대인 비옥한 호남평야의 중심을 이루는 곳이며, 1899년 군산항이 개항되면서 서해안의 주요 항구 도시로 성장하였다. 일제강점기에 미곡 수출항으로서 발달하였지만, 1960년대 이후 산업화 시기에는 1차 산업 위주의 산업 구조를 가지고 있었기에 긴 정체기를 지나며 우리나라 근대의 모습을 간직한 도시로 자리매김하게 되었다. 군산은 근대사 배경의 영화 촬영지로, 일제강점기를 비롯한 근대사 탐방의 중심지로 주목받고 있으며 2008년 새만금군산자유경제구역으로서 새롭게 도약하고 있는 곳이다.

    옛군산세관 건물 본관 이미지_Photo by Kim Sunghwan(Artageo)
    옛군산세관 건물 본관 이미지_Photo by Kim Sunghwan(Artageo)

    타임머신 같은 근대사 체험

    군산에는 일제 강점기에 지어진 건물과 일본식 가옥들이 아직도 남아 있어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돌아간 듯한 느낌을 받는다. 군산은 과거 금강 하구와 바다가 만나는 교통의 요지로서 눈부시게 발전했던 도시였으나 시대의 조류가 바뀌면서 기나긴 정체기를 맞았다. 덕분에 군산은 근대와 현대가 공존하는 유일한 도시로 자리매김했고 이제는 군산에 남은 근대사의 유산이 오히려 영화와 관광 산업의 주목을 받게 되었다. 군산을 통한 근대사 체험은 ' 군산근대역사박물관'에서 시작해야 한다. 이곳은 군산의 근대 문화 및 해양 문화를 주제로 하는 특화박물관이자 지역 박물관으로, 1층에는 해양물류역사관과 어린이 체험관, 수장고가 있으며, 2층에는 근대자료규장각실이 있다. 그리고 3층에는 근대생활관과 기획전시실, 세미나실이 있다해양물류역사관은 국제무역항 군산의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라는 부제로 테마를 잡아 국제무역항 군산, 삶과 문화, 해상유통의 중심, 해상유통의 전성기, 근현대의 무역, 바다와 문화라는 소주제로 구성되어 있다. 어린이 체험관은 군산바다여행, 바닷가 친구들, 바다도시 군산이라는 3개의 카테고리로 분류하고 있으며 어린이들에게 군산의 주변 섬들과 서해안의 다양한 어류와 갯벌의 생태계를 놀이를 통해 자연스럽게 인지토록 하며 산업역군 크레인과 등대 만들기 체험으로 물류유통의 중심지인 군산을 인식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근대생활관은 ‘1930 9, 군산의 거리에서 나를 만나다라는 부제로 일제의 강압적 통제 속에서도 굴하지 않고 치열한 삶을 살았던 군산 사람들의 모습을 재현한 공간으로, 도시의 역사, 수탈의 현장, 서민들의 삶, 저항과 삶, 근대건축물, 탁본체험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곳에서 근대사 체험에 대한 대략적인 개요를 얻었다면 다음에는 군산 근대 건축관(. 조선은행 군산지점으로 등록문화재 제374)으로 가야 한다. 이곳은 일제강점기에 활동했던 건축가 나카무라 요시헤이에 의해 지어진 것으로, 채만식의 소설 <탁류>에도 등장하는 침탈적 제국주의의 상징과도 같은 건물이었으나, 2008년 보수와 복원을 통해 근대 건축관으로 탈바꿈함으로써 당시의 건축 양식을 확인할 수 있도록 해 준다. 다음에 찾아갈 근대사 체험 현장은 군산 근대 미술관(. 일본 18은행 군산 지점으로 등록 문화재 제372)이다. 이곳은 무역에 따른 대부업이 주 업무였던 은행으로, 군산지점은 조선에서의 7번째 지점이었다. 광복 후에는 대한통운 지점으로 사용되었으며, 2008년에 등록문화재 지정 이후 복원되어 근대 미술의 특징을 엿볼 수 있는 작품들을 전시하고 있다. 다음 근대사 체험 장소는 호남관세전시관(. 군산세관 본관)이다. 이곳은 1908년에 서양인의 손에 의해 설계되었으며, 벨기에에서 붉은 벽돌과 건축자재를 수입하여 건축했다고 한다. 국내에 현존하는 서양고전주의 3대 건축물(. 군산세관, 한국은행 본점, 서울역사) 중의 하나이며, 1993년까지 세관으로 사용되어지다가 현재는 호남관세전시관으로 활용되고 있다. 서양식 단층 건물로, 지붕은 고딕 양식이고 창문은 로마네스크 양식이며, 영국의 건축양식까지 융합된 근세 일본 건축의 특징을 지니고 있다고 한다. 씁쓸한 수탈의 역사를 지닌 곳이지만 건축학적으로 가치가 높은 건물이며, 후손들에도 역사적으로 가치가 있는 곳이기에 잘 보존되어야 한다. 건물의 바로 옆에 현 군산세관이 자리 잡고 있다

    시대물 영화 촬영지의 메카

    군산에 있는 대표적인 영화촬영지는 두 곳이다. 신흥동에 있는 일본식 가옥(국가 등록 문화재 제183호)과 8월의 크리스마스 촬영지로 사용된 '초원사진관'이다. 영화 <장군의 아들>, <타짜>, <바람의 파이터> 등 수많은 영화와 드라마 촬영지로 유명한 신흥동 일본식 가옥은 건축사적인 의의가 큰 건물로 2005년 국가 등록 문화재로 지정되었다일제강점기 군산 시내의 부유층이 거주하던 신흥동 일대의 포목상이었던 일본인 히로쓰 게이사부로가 지은 것으로, 2층으로 된 전통 일본식 목조가옥이며, 근세 일본 무가의 고급주택 양식을 띄고 있다. ㄱ자 모양의 건물 2채가 붙어 있으며, 두 건물 사이에 일본식 정원이 꾸며져 있어 일본 주택의 특징이 잘 나타나 있다. 1층에는 온돌방, 부엌, 식당, 화장실이 있으며, 2층에는 다다미방 2칸이 있다. 또한, 2009 8 21일에 현재의 명칭으로 변경되었다. '초원사진관'은 1998년도에 개봉된 영화 <8월의 크리스마스> 촬영지를 원형 그대로 복원해 공개한 곳이다. 영화 속 장면을 연출한 미니 우체통은 연인 방문객들의 뜨거운 호응을 얻고 있으며, 군산여행의 필수 코스로 손꼽힌다. 또한, 군산시에서는 연인들이 사연을 담아 우체통에 넣으면 크리스마스 전후로 배달해 주는 이색적인 이벤트도 실시할 계획이라고 한다한석규가 타고 다니던 오토바이를 비롯해 선풍기, 우체통, TV 등 영화에 쓰였던 소품들이 그대로 전시되어 아련한 영화 속 장면을 떠올리게 하며, 실제 사진관 모습을 재현해 포토존으로도 인기가 높다.

    100년의 빵집, 이성당

    대한민국에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빵집을 알려진 이성당은 일본 시마네현 이즈모시(出雲市)에 살다가 아들의 군복무를 피해 1906년 조선으로 건너온 히로세 야스타로(広瀬安太)라는 일본인이 '이즈모야(出雲屋)'라는 이름으로 문을 열어 영업한 것이 시초라고 알려진다. 군산은 일제강점기 당시 쌀 수탈의 핵심 전초기지였기 때문에 메이지 유신 이후 빵 문화에 익숙해진 일본인들을 고객으로 하는 빵집이 생겨났다이즈모야는 야스타로의 장남 히로세 켄이치 대에서 가장 크게 번성했는데, 히로세 켄이치는 당시 군산 내 일본 제과점들의 사실상 대표역을 맡으면서 각종 제빵기구의 주문 및 구입을 대표하는 모임의 장을 역임하기도 했다고 알려진다. 야스타로 대까지만 해도 이즈모야에서는 주로 일본식 화과자에 가까운 상품이 주를 이루었지만, 켄이치는 직접 도쿄에 가서 제빵 기술을 배워와 이즈모야에서 본격적으로 빵을 만들어 판매했고, 동생과 함께 케이크와 커피 판매를 주로 하는 카페까지 확장해서 운영했다그러나 광복 이후 히로세 가문은 이즈모야는 물론 모든 제빵 기구까지 내버려 두고 고국인 일본으로 다급하게 귀국했고, 해방 이후에 우리나라 사람이 이성당으로 상호를 바꾸어 운영하면서 현재에 이르고 있다. 전국 3대 빵집 중의 하나인 이성당의 주력 제품은 단팥빵과 야채빵이며, 오전 빵 나오는 시간에 맞춰 빵을 사기 위해 길게 늘어선 사람들 뒤에 한참을 기다려야만 빵을 구매할 수 있을 정도로 인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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